여우가 잡은 암닭
여우가 늑대에게 말했다.
“친구, 난 매끼마다 늙은 수탉 아니면 마른 암탉만 먹는다네.
이젠 닭고기에 질렸어. 양고기가 연하고 맛있다는 소문이 있어서 말일세. 양을 잡아먹으려 하는데 ‘양지킴이 사냥개 10여 마리’가 사실 겁나거든?‘
그래서 말인데 양 잡는 ‘사냥 비법’을 전수해 주면 고맙겠네.
그리고 사냥하는 동안 “양지킴이 개”의 위험에 노출되지 않게 스승인 자네가 지켜봐 준다면 더할 나위 없이 아주 좋은 파트너가 될 것 같네. 우리들은 언제나 맛있는 식사를 할 수 있지 않겠는가? 나를 “세상의 여우 중에서 가장 날렵하고 멋있는 여우”로 만들어 주게나. 은혜는 절대 잊지 않겠네.
그러자 늑대가 흔쾌히 대답했다.
“얼마 전 내 형제가 늙어서 저세상으로 갔는데....옳거니! 좋은 방법이 있군. 우리 같이 가서 그의 가죽을 가져오세. 그리고 그걸 자네가 걸치는 거야“
여우가 늑대를 따라 나서자 늑대가 여우에게 이렇게 또 말했다. “자네 말이야, ‘양지키는 개’를 피하려면 반드시 이 늑대 가죽을 써야만 하네. 개들은 자네보다 나를 더 무서워하거든?”
늑대 사부님의 가르침을 계속 돼 뇌였다. 사냥 훈련이 시작되면서 형편없었던 여우의 실력은 점차 늑대 사부와 대등한 실력으로 키워 졌다. 여우는 이제 진정한 전문 사냥꾼의 모습으로 바뀌어 가고 있다.
어느 날,
여느 때와 같이 매복훈련을 하던 도중 가까운 곳에서 수십 마리의 양떼가 지나가는 것을 보았다. 여우는 재빨리 양떼에게 달려들었다. 낯선 늑대의 출현으로 들판은 순식간에 공포로 휩싸인다. 겁먹은 양들의 “메에~”소리, 지킴이 사냥개와 양치기 사내도 새끼 양 한 마리도 챙기지 못한 채 들판에 남겨 둔 상태다.
의기양양한 여우는 맛있는 새끼 양을 물고 기세등등하게 발걸음을 재촉하며 늑대스승이 요리를 준비하는 쪽으로 향했다. 늑대 스승에게 자랑하려 걸음을 옮기던 몇 걸음 안가서 근처에서 암탉이 우는 소리를 들었다.
순간 여우는 늑대 사부님이 준 늑대 가죽과 자기가 잡은 새끼 양을 땅바닥에 팽개쳤다.
본능적으로 암탉에게 달려갔다. 스승도 잊은 채 암탉에게 달려들어 물어 뜯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