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젼제시), 講演 要請/패러다임의 변화

얼리 어댑터(early adopter), 필드 테스터

휘파람불며 2010. 6. 30. 22:37

‘고요한 아침의 나라’가 ‘한강의 기적’을 이룬지 한참 되었다. 한국 민족의 오기와 두둑한 배짱은 60년 전 6.25를 경험한 이래 도움 받던 나라에서 이제는 도움을 주는 국가로 변화되었다. 중동, 중국, 일본 등지에서 선풍적으로 한류(韓流)를 낳았으며, 세계의 중진국을 리드하며 G20과 어께를 나란히 하는 개벽을 이룩하였다.

 

삼성의 애니콜(Anycall)은 세계적인 명품이다. 세계 곳곳 ‘애니콜선호 군단’ 형성은 블루 오션 틈새시장을 열게 하였다. 세계 최고, 세계 최초의 신화가 창조되는 순간들이다. 이 같은 기업의 마케팅 효율화 전략은, 소비자들의 시선 집중 품목 중 1가지에 주력하는 ‘플래그십(flagship)d ’ 마케팅 전략에 의한 것이다.

 

프랑스 소설가 베르나르 베르베르는 경향신문 인터뷰에서 “한국인은 호기심에 가득 차 있다. 어린아이 같은 열린 눈과 열린 마음으로 새로움을 추구한다”고 극찬 하였다. 이것은 한국인만의 특유 능력을 인정한 것이다. 세계를 훔치고 있는 민족 그들은 한국인들이다. 소소한 것부터 상상의 세계에 대한 궁금증과 호기심이 세계를 훔치는데 큰 힘이 되고 있다.

 

1980년대부터 일부 기업에서 모니터 요원ㆍ체험단ㆍ소비자 평가단 등으로 소수 인원을 모집해 제품과 서비스를 평가하는 제도가 있었다. 이들보다 적극적인 ‘얼리어답터(early adopter)’와 ‘필드 테스터’들은 제품 사용경험 후 개선 점 등을 지적하는 보고서 등을 통해 감사의 대가를 받기도 했었다.

 

1990년대 중반이후 한국은 광케이블(초고속통신망 : ADSL)을 전국단위로 매설함으로써 쌍방향 정보의 전송 속도가 세계 최고 수준이 되었다. 광케이블은 머리카락 보다 더 가늘고 긴 ‘유리 파이프 섬유’ 구멍 속으로 빛을 통과시켜 정보를 주고받는 정보의 확산과 공유는 보통사람들에게도 새로운 것에 대한 정보를 접하기 쉽도록 발전되어 갔다.

 

이러한 물결의 정점(頂点)에서 서핑을 즐기는 ‘얼리 어댑터’들이 자생한다. ‘얼리 어댑터’란 남보다 빨리 신제품을 사서 써봐야 직성이 풀리는 소비자군(群)이다. 이들은 최신제품을 구입ㆍ활용으로 생산자이상의 전문지식에 깊이 파고든다.

 

인터넷 게시판을 통해 성능과 특성을 알려 생산을 리드하며 때에 따라서는 생산자에게 호통을 치기도 한다. 얼리어댑터의 주도적 역할로 생산자로부터 고수입을 제공받기도 하며 상품가 하락과 고품질을 안겨주게 만들었다. 제조사와 소비자 양쪽에 이득을 주는 형태로 변모한 것이다. 해당 제품의 ‘재야 전문가’에게 검증을 받는 것만큼 효과적인 마케팅 방법은 없다.

 

얼리어댑터의 부류에서는, 제품 정보를 네티즌과 공유하는 ‘이노베이터’, 온·오프라에 신제품 관련 리뷰를 전문지에 기고하는 ‘테크 라이터(tech writer)라는 전문가’도 있다. 상당한 수입을 얻는 테크라이터들은 ‘IT 관련 호기심’에서 시작한 ‘취미 생활’이 주업(主業)으로 귀착된 것이다. 이들은 밤 시간과 휴일을 쏟아 새 제품을 검색하고 리뷰 한다. 관련 책을 저술하고 강의 하는 적극적 활동도 벌인다. 호기심 때문에 잠 설치는 일을 마다하지 않는다. “호기심은 창의적 도전”을 이끌어 내고 있다.

 

2005년 미국 일간지 샌프란시스코 크로니컬은 ‘정보기술(IT)의 미래는 한국에 있다’는 제하의 특집기사를 통해 “실리콘 밸리의 유수 업체들이 한국 소비자들에게 합격 판정을 받기 위해 신제품을 속속 한국에 가져가고 있다”면서 “한국이 IT의 타임머신 역할을 한다”고 전했다. 한국국민 전체가 ‘필드 테스터’(현장 시험요원)로 정평이 나 있는 셈이다.

 

일본이나 미국에서는 프로슈머와 비슷한 개념으로 소수의 ‘얼리 어댑터’가 개별적으로 활동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처럼 커뮤니티를 형성해 그들의 힘을 집약해 보여주는 사례는 극히 드물다. 프로슈머라고 할 수 있는 ‘적극적인 참여형 소비자’들의 활동은 세계적으로 우리나라가 가장 앞서 있다.

 

2005년 12월에는 프로슈머 강국으로서 면모를 과시하는 또 하나의 의미 있는 시도가 있었다. 산업자원부가 운영하는 커뮤니티 포털사이트 ‘엔펀( http://www.enfun.net)’을 중심으로 정부·기업·학계 전문가로 구성된 ‘프로슈머 자문위원단’이 공식 출범했다.

 

여기서 프로슈머들의 활동을 돕고, 기업과 프로슈머가 상호 협력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 나가기로 했다. 특히 얼리 어댑터와 프로슈머가 시장조사, 신제품 베타테스트 및 제품분석ㆍ홍보ㆍ서비스 평가 등에 참여해 기업에 실질적인 도움을 주는 데 주안점을 두기로 한 것이다.

 

찰스 다윈의 진화론, 목화씨를 들여온 문익점, 대포를 만들어낸 최무선(1326~1395)들의 호기심은, 기술과 산업 발전의 모태(母胎)였다. 호기심은 미지의 영역에서 끊임없이 새로움을 추구한다. 호기심은 한계가 없어 오히려 무한한 도전정신을 낳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