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틀만 살게하소서 !
이틀만 살게 하소서
박태원 집사 2004. 05. 19
오늘 보는 내모습
나 슬퍼 하는 모습 내가 보며
오늘을 산다. 추위 잊으려 옷깃 여민다.
세월 거꾸로 젊어져도 오늘
다 못한 일 많아 잠 못 이루는 365일
1년 백발 한 가닥이라도 내일 싫어
오늘을 살며
오늘을 바라며
오늘을 영원한 신께 하는 갈구
힘겨운 나에게
자신인 나에게 묻는다.
이제 나 평안히 누워도 되는가?
오늘 내 삶
누가 대신 해 줄 수 있을까
실 호흡 내 삶 暴雨 빗줄 사이로 한숨
진흙 내 발자국
찾을 수 없어 그 형상
찾으러 찾으며 나를 내 몬다.
하늘이여
하늘 계신 당신이여
당신은 하늘이시나이까?
내 형상 다시 재생하소서
내 형체 빛 보게 하소서.
하늘이여 당신은 청명하시나이까?
그리고 빛이시니까? 그 빛 거울로
내게 反射하소서 거울 속에 날 낳게 하소서
투영된 내가 거울 속에 보이시나이까?
당신의 요구는 눈물이리까 아니면
생명이리까?
나는 당신의 소유물이 아니셨나이까?
그리하여 내게서 멀어 지셨나이까?
팽개치렵니까?
버리시렵니까?
버리시려거든
차라리
지옥에 떨구소서
영원히 버리소서.
쓸모 없겠거든
일찍 새 순 치소서
차라리 구원조차
기대하지 않게 암시하소서.
거울 속에서 내가 보이지 않거든
그냥 가소서 뒤돌아 보지말고 가소서.
당신이 나를 택하지 않겠거든
나를 죽게 하소서.
당신의 원하시는 바 아니거든
차라리 까마귀밥이 되게 하소서.
이제 내 눈을 들어가소서 내 것으로 하여금
다른 이들이 볼 수 있게 하소서.
나를
아는 이 아무도
나도 날 모르는데
누가 날 알아봅니까?
나를 알게 하고자
믿지도 않사오나
당신은 아픔과 눈물을 강요하나이다.
어디에 계십니까?
진정 우주입니까?
하늘에
계십니까?
땅에서도 계십니까?
내 짐 寸步 움직이려 하오니
하시겠거든 가볍게 하소서
來日 만 살수 있게
하소서
내일 또 내일 만 살게 하소서
오늘도 내일만 있게 하소서
내일도 내일 만 살게 하소서
그리하여 이틀을
살게 하소서.
이틀 동안 남을 위해 남게 하소서
이틀 동안 찬양하게 하소서
이틀 동안 깨닫게 하소서.
이틀 동안 깨닫지 못하면
깨닫게 하소서
그리고 내 목숨 가지소서
내 목숨 거두실 이여 이틀이 永劫되게 하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