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젼제시), 講演 要請/패러다임의 변화

생장(生長)과 성장(成長)

휘파람불며 2010. 7. 26. 09:28

우리나라의 ‘큰 가시고기’는 이른 봄이면 하천으로 올라와 민물 적응을 거친 후 산란 준비에 들어간다. 수컷은 새끼를 키울 둥지를 짓는다. 완성된 둥지에 암컷은 알을 낳고는 미련 없이 떠나버린다. 수컷은 보름 동안 먹지 않고 둥지를 지켜 낸다.

 

포식자들의 침입을 물리치며 지느러미를 부지런히 움직여 끊임없이 둥지 안에 새 물을 넣어준다. 잠시도 쉬지 않고 보름동안 아무 것도 먹지 않으며 오직 둥지 안의 알을 지키고 키우는 데만 전념한다. 알이 부화해 새끼들이 태어나도 수컷은 둥지를 떠나지 않는다.

 

새끼들이 모두 둥지를 떠나기까지 만신창이가 된 수컷은 애지중지 지키던 둥지 앞에서 숨을 거둔다. 며칠 후 둥지를 떠났던 새끼들은 애비의 주검을 향해 모여 든다. 아버지의 죽음을 슬퍼해서가 아니라 아비의 살을 파먹기 위해서다.

 

이처럼 ‘큰 가시고기’는 죽어서까지 자기 몸을 새끼들 먹이로 내어준다. 그래서 ‘큰 가시고기’ 수컷은 물고기 중에서 부성애가 가장 강하다.

 

어린 대나무는 땅위에서 5~6월 중순경에 땅위줄기가 되어 죽순을 내기 시작한다. 성장하기 시작하면 무서운 속도로 위로 뻗어 20~30m까지 순식간에 자란다.

 

이처럼 “어린 대나무”의 급성장 사연은, “엄마 대나무”는 광합성(光合成)을 통해 몸에 에너지(양분)를 저장한다. 이는 자신을 위한 것이 아니라 자라날 “아기 대나무”를 위한 것이다. 축적된 이 양분을 아기나무에게 한꺼번에 밀어 넣어 급성장 시키는 것이다.

 

대나무의 성장 속도는 보통 나무의 수백 배에 해당한다. 하루에도 몇 cm씩이나 자란다. 살이 찌는 일도 없이 십 수 일(十數日)만에 집중 성장한다. 대나무는 쭉쭉 위로 뻗어나가는 성장을 위해 속살을 찌우지 않는다.

 

대나무의 줄기는 동편을 향해서 잘 뻗는 특징이 있다. 대나무를 번성시키려면 동쪽 집에서는 대나무가 잘 살 수 있도록 땅만 마련해 주면 된다. 서쪽의 대나무의 땅 속 줄기가 동쪽의 빈터에 찾아와서 자연적으로 대숲이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생장(生長)과 성장(成長)의 ‘비밀 코드를 해독하는 일은 아기 죽순을 잘 자라게 하고 아기 가시고기를 보호하는 일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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